인물/인터뷰
[매거진 비:플랫]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인터뷰
페이지 정보

본문
범상치 않은 그들만의 음악세계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인터뷰)
비플랫: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충원: 선훈이와 저는 2014년부터 통기타를 기반으로 이런저런 온갖 이야기를 담은 음악으로 한 8년째 활동중인 듀오입니다.
비: 팀 이름에 대해서 한번 소개해 주세요.
백: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이고요. 원래는 그냥 ‘백충원X김성훈’ 으로 활동하다가, 공연 만드는 분이 포스터에 이렇게 올리기가 흔하고 안 예쁘다 하셔서 만들게 된 이름이에요. 지금도 그런 식으로 제목을 짓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노래 제목을 들었을 때 어떤 음악일지, 그리고 무슨 내용일지 예상 안 되게 반전을 주는 제목을 좋아해요.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조그만 장난감 중에 우주왕복선인데 미러가 옆에 가 달린 걸 본 것 같은 기억이 있어요. 또 하나 말 안 되는 제목으로 ‘밥도둑 다이어트’를 생각했는데 그때 더 제 마음에 들었던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로 올려달라고 하고 끝난 후 선훈이한테 얘기를 해줬죠.
비:두 분이 만나기 전부터 각자 따로 음악을 하셨나요?
백: 네 맞아요. 저는 원래 드러머, 선훈이는 베이스로 각자 따로 음악을 하고 있었어요.
김선훈: 저는 베이스 기타로 세션이라든지 재즈 연주라든지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 팀에 드럼이 공석이 되는 바람에 객원 드러머로 충원 형이 왔어요. 처음에는 드럼 베이스로 만나가지고 같이 연주도 하고 하다가 따로 어쿠스틱으로 넘어왔죠.
비: 각자 파트가 어떻게 되시나요?
백: 선훈이는 베이스랑 기타뿐 만이 아니고 건반도 하고 플룻 전공했었고 이런 친구예요.
김: 사실 통기타는 본격적으로 안 치고 있었는데 우싸미 때문에 좀 열심히 치게 되었어요. 저희 첫 EP 때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생각해서 둘이서 풀밴드로 충원이 형이 곡쓰고 드럼 치고 노래하고 랩도 하고, 제가 기타, 피아노 같은 거 치고 연주했어요.
비: 곡을 직접 쓰시는데 들어보면 마치 음유시인같아요. 가사가 그냥 막 술술 나오나요?
백: 나온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안 나올 때는 안 하거든요. 그냥 지내고 있고 연습만 하고 작업한다거나 하다가 첫 소절이 멜로디랑 같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러면 이어서 이야기를 나오는 대로 기록을 해요. 쌓인 것들이 나오는 거라서 술술 되는 것 같아요. 사실 형식이나 고민 같은 걸 안 해요. 반주도 그냥 한 코드 진행을 가지고만 하는 곡도 많고요. 1절 2절 후렴 브릿지처럼 기승전결을 저는 아예 신경을 안 쓰고 그냥 제가 할 말까지만 딱 하고 이만큼의 말로 끝났으면 굳이 더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우싸미하기 전부터 랩을 계속 쓰고 혼자 녹음하고 진짜 가끔 공연하고 그랬어요. 랩이 그거잖아요. 생각을 많이 하고 구성을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자기 얘기를 라임에 맞춰서 자기 목소리의 매력에 맞춰서 쓰는 거라서 그런 거부터 좀 먼저 많이 했어요. 라임 맞추는 건 그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신기하게 라임을 맞춰지는데 이야기가 연결이 되는 게 재미있고, 그래서 매번 이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렇게 또 노래 쓸 수 있을까, 안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러다가 시간이 한참 지나면 또 나오곤 하죠.
비: 선훈 님이 혹시 도움을 주시기도 하나요?
김: 전혀요. 저는 곡쓰는 거에 대해선 전혀 관여를 안해요.
백: 제가 가사 멜로디랑 간단한 반주 이런 걸 해서 가지고 와요.
김: 그럼 거기에 양념 살짝 곁들일 정도로. 나는 빠지는 게 좋겠다 생각이 들면 아예 안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비: 2014년부터 활동했으면 엄청 긴 시간인데, 힘든 시간도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이렇게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이 나오는지요?
백: 그렇게 오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사실 다들 하는 그런 고민도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당연히 있긴 한데요. 모르겠어요. 저는 일단 태평한 면이 기본으로 제일 밑에 깔려 있어요. 그래서 조바심 나고 할 때는 걱정도 하는데 진짜 엄청 힘든 상황이 닥치면, ‘응, 괜찮아. 다 감사해.’ 이렇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기본 마인드가, 곡이 나오면 써서 발표할 수 있을 때 발표하고, 안 나오면 안 한다,예요. 나오니까 그냥 하고 있는 거예요. 감사하게 들어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김: 저도 비슷한데 사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별로 해본 적이 없어요. 어차피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제가 뭐 딱히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닥쳐진 하루하루 바로 앞에 있는 문제들 정도까지만 신경 써도 벅차기 때문에 그렇게 멀리까지 생각을 하고 걱정을 하는 스타일은 못되요. 저는 사실 반복적으로 똑같은 걸 하는 게 너무 힘들고 지겹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계속 조금씩 새로운 것도 해보고 안 해본 것도 해보고 그러다 보니까 멀티 악기도 된 것 같아요. 루틴이나 똑같이 하는 행동들은 뇌에서 그거를 그만큼 삭제해 버린다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가 그거래요. 저는 아직까지는 음악도 계속 새로운 게 보여서 계속 안 해본 음악 해보는 게 좋아요. 충원이 형이 가지고 오는 음악이 되게 재미있는 게 많아요. 저희가 어쿠스틱 기타 두 대를 들고 다니니까 포크 듀오라고 하는데 사실 저희 음악에는 펑크한 음악도 있고 발라드한 음악도 있고 힙합적인 느낌 등 여러 가지가 있어요.
비: 두 분 다 부산에서 태어나셨는데, 본인에게 부산은 어떤 곳이에요?
백: 저는 ‘부산은 담백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 느낌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다른 입장에서 보면 거칠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이게 담백한 거지요. 말을 툭툭 해줘야 담백하고 마음이 편해요. 저는 부산에 사는 게 제 음악의 기반인 것 같아요.
김: 부산 사람은 기본적으로 느긋한 것 같아요. 약간 느긋한 태평하는 사람들이 조금 많은 것 같기도 해요. 제 주변 사람 한정일 수도 있지만. 사람이 느긋하고 태평해야 더 악기도 손이 한 번 더 가는 것 같아요.
비: 부산을 기반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싶으신가요?
김: 저는 여러 가지 음악도 많이 좋아하고 많이 하는데, 흔히 말하는 대중음악보다는 조금 특별한 음악들을 더 많이 하는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서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같은 음악도 색깔이 있잖아요. 그래서 색깔이 있는 이런 음악이라든지 예전에 했던 팀에서 프랑스 음악이라든지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라틴 밴드 같은 음악을 좋아해요. 일반적인 팝가요 같은 느낌도 좋아하긴 하지만 실제로 많이 하게 되는 음악들은 색다른 음악들이에요.
백: 저는 제일 밑에 있는 태평함 위에 반골 기질이 두껍게 깔려 있거든요. 제가 서울에서 만약에 드럼을 치고 기타를 치고 했으면 지금같이 노래들을 안 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시장이 가깝고 음악 시장의 주변에 있으면 이게 영향을 많이 끼치기도 하는 것 같고요. 부산에서 옛날부터 제가 봤던 형들이나 뮤지션, 지금도 같이 하고 있는 부산 뮤지션 분들도 그렇고 음악 들으면 범상치가 않아요. 그래서 사실 저도 부산 형들 음악을 내적으로 훨씬 좋아해요. 그런 부산뮤지션의 음악이 듣기도 재미있고 그래서 전혀 아쉽지 않아요. 서울에서 살면서 음악을 하면 어드벤티지도 있겠지만 별로 아쉽지가 않아요. 난 내 거가 너무 좋고 우리 거가 너무 좋고 그래요.
김: 저는 반골기질이 이렇게 두껍지는 않고요. 적당히 팝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양념도 치고 합니다.
비: 두 분이 상호보완이 잘 되시네요. 마지막으로 우리 비플랫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백: 우싸미가 항상 어딜 가든 저희를 알아서 보러 오신 팬들보다는 처음 보게 되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희 음악을 처음 겪게 되는 분들이고 그래서 사실 그런 게 더 편하고 재밌고 좋아요. 뭐랄까 우리를 모르는 사람한테 이런 거 들어봐,하면서 취향 맞는 사람 찾으러 다니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비플랫 독자분들과 글자로 만나 뵙게 돼서 너무 반갑고 저희 이야기를 봐주시는 거 감사해요. 어쩔 수 없이 같이 공감하게 되는 얘기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비플랫을 통해서 저희같이 재밌는 인간들을 많이 아셨으면 좋겠고 다음에 저희 이름이 보이면 반가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저희 음악도 저희 음악이지만, 사실 저는 한 번씩 굉장히 아쉬울 때가 어떤 거냐면, 식당 같은 것도 프랜차이즈만 먼저 가고 음악도 그냥 음원 사이트에 이런 그냥 Top100 이런 것만 듣고 하시는 분들에게, 주변에 조금만 돌아보면 조금 다른 음악, 조금 다른 식당, 조금 다른 카페, 동네에 있는 작은 맛집들, 안 가본 골목의 예쁜 그런 곳도 참 많으니까 그런 데에도 조금 관심을 가져봐주시면 서로 다 아름다운 삶에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긴 해요.
비: 두분 지금처럼 오래오래 신선한 음악하시고 공연하면 불러주세요. 감사했습니다.
-------------------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2016 <빌린빤쮸>
2017 <이 음악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18 <무동력>
2018 EBS 스페이스 공감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
2019 <동 동 동 동 동>, <복수>,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
2019 헬로루키, 한국음악대상 칭따오 올해의 신인
2020 <한숨>, <빌린바운스>
2020 포커스 : Folk Us Top16
2021 <Listen To You (feat.버벌진트)>
2022 <어느새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