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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비:플랫] 작곡가 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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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종완 님 –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음악의 시도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서 작곡가와 반도네온,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완이라고 합니다.
2. 어떻게 음악의 길로 들어서게 되셨어요?
피아노를 어렸을 때부터 치면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했어요. 9살 때부터 성당에서 오르간 반주를 하기도 했고,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 지휘자 선생님을 만나 작곡을 배우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게 되었어요. 대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제 곡을 다른 연주자를 통해서 연주되는 경험을 했을 때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정말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네요!
3. 음악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지만 곡을 만든다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참 신비로운 영역인 것 같습니다. 작곡은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완성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영화랑 드라마를 보는 걸 어릴 때부터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영상에서 상황에 맞는 음악이 나올 때 그 장면을 더욱 오래 기억하게 되고, 나중에 영상 없이 그 음악만 들었을 때 그 장면이 떠오르는 경험이 저에게 있어선 되게 신기했어요.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도 ‘아, 이런 상황에 이런 음악이 나오면 재밌겠다!’라고 혼자 상상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작곡을 할 때 매번 같은 과정을 거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어떤 이미지를 상상하곤 해요. 이미지를 떠올리며 저에게 익숙한 악기인 피아노로 스케치를 하고 편성에 맞게 작곡해나가요. 영감은 주로 자연적인 소재나 영화에서 얻곤 해요.
4. 반도네온이란 악기를 연주하게 된 계기는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이 된 피아졸라의 Adios Nonino, Libertango, Chinchin 같은 곡들을 워낙 좋아했어요. 그러던 차에 한국에도 반도네온을 연주하시는 분이 계시다는걸 우연히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연주와 곡들에 푹 빠졌어요. 너무 좋아서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정말 꿈같은 기회로 지금은 그 분에게 반도네온을 배우게 되었어요. 바로 고상지 선생님이세요. 음악가로서 프로다운 면모와 항상 겸손한 모습 보면서 존경하고 있습니다.
5. 그 악기가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선 연주할 때 재미가 있어요. 양쪽이 버튼으로 되어있는데 그걸 조합해서 누르다 보면 게임을 하는 것 같아요. 또 선율을 연주하다가 반주를 할 수도 있지요. 무엇보다 반도네온만이 가지고 있는 음색이 좋아요. 음역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데, 이건 직접 들어보시면 다들 아실 거예요.
6. 요즘 공연하시는 친친탱고(CHINCHIN TANGO)는 어떤 팀이에요?
현재 부산에서 친친탱고(CHINCHIN TANGO)라는 탱고 앙상블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팀을 만들어서 했는데 처음은 배우고 있는 반도네온을 앙상블을 통해 감을 익히기 위해 했는데, 어느 순간 연주 활동을 즐기다 보니 많은 곳에서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누에보 탱고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곡들을 비롯하여 저의 자작곡과 ‘돌아와요 부산항에’, ‘낭만에 대하여’처럼 친근한 노래들을 탱고 스타일로 편곡하여 연주하기도 합니다.
7. 가요와 탱고의 접목이라니 신선하네요. 그밖에 국악과의 콜라보 활동도 인상적이던데요.
국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울산에서 J-Project라는 팀을 아코디어니스트 김주언 선생님과 팀을 결성하여 국악기(가야금, 해금), 서양악기(바이올린, 드럼) 조합으로 우리 음악을 탱고와 새롭게 재탄생시켜서 연주하고 있어요. (사)예술아카데미 나빌레라에서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국악 앙상블을 작곡하고 연주하다 보면 가슴속에 뭉클한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오는데 그것 때문에도 국악의 매력을 놓칠 수 없나봐요.
김종완 앨범 ‘물’(2019년) ‘물’을 주제로 작곡한 열 두곡의 피아노곡 모음 앨범 고래의 바다, 벚꽃 띄운 시냇물, 얼음비, 이슬별, 처마 밑 보슬비 등 우리말 제목이 돋보인다. 작곡가가 떠올린 물의 이미지가 피아노 선율로 표현되었다. 곡마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라서 어떤 날에는 이 곡이 어울리고 어떤 장소에선 이 곡이 연주되면 좋겠다며 상상하면서 듣는 재미가 있다. |
8. 활발한 작곡과 연주활동이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 12월에는 ‘쉼’이라는 주제로 작품 발표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스트링과 피아노로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곡들로 채워서 들으면서 쉼을 얻는 연주회로 만들려고 해요.
그때 초대하겠습니다. 보러 와주세요!
9. 마지막으로 비플랫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비플랫 독자여러분!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과감한 시도를 해보세요. 전 항상 음악회를 다녔기에 몇 년 전 연극을 보러 가는 게 굉장히 생소한 경험이었어요. 내가 가도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렇게 반신반의하며 갔던 곳에서 음악회와 다른 경험을 하였고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바로 앞에서 보면서 그 감정을 오롯이 같이 느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분야의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외에도 과감하고 색다른 시도를 하면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참,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한참 공연을 보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공연을 본 순간 깨달은 게 하나 있어요. 공연은 실제로 현장에서 들어야 전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요. 소중한 하루하루를 다채로운 경험으로 채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